SANG NAM LEE

Joongangilbo. September 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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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영, “폴란드 공항에 74m 대형 회화 “내 그림은 인공에 대한 기억,” 중앙일보, 2012.9.21.

“어찌 보면 쓸모 없었던 공간이죠.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는 곳입니다. 제 그림에 눈길이 닿는다면, 관객은 이 인공의 기호들 속으로 긴 여행을 떠나게 될 겁니다.” 재미화가 이상남(59)씨가 폴란드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폴란드 제2의 도시 포즈난에서 14일 개막한 제3회 미디에이션 비엔날레(2012 Mediations Biennale-Poznan)의 메인 섹션 프로그램 작가 중 하나로 초청됐다. 지난 번 비엔날레에는 재미 미디어 아티스트 김수자(55)씨가 참여한 바 있다. 이씨의 작품은 미술관계자들이 주로 몰리는 비엔날레 행사장이 아니라 장삼이사 누구나 오가는 공항에서 볼 수 있다. 포즈난 신공항에 가로 74m의 대형 회화를 영구 설치했다. 동•서유럽을 잇는 이 공항의 너른 벽면에 이상남 특유의 기하학적 부호가 산뜻한 흑백회화로 빛난다. 작품 제목은 ‘풍경의 알고리즘’. 2006년 서울 역삼동 LIG손해보험 본사 사옥에 설치한 대형 그림들을 시작으로 2010년 경기도 미술관 로비에 설치한 길이 46m 벽화, 지난해 봄 경남 사천 LIG손해보험 연수원 유리 통로에 설치한 길이 36m 그림의 연장선상이다. 알루미늄 패널에 겹겹이 색을 입힌 뒤, 그 매끈한 표면을 깎으며 형상을 드러내 나가는 노동 집약적인 제작 방식을 고수한다. 이 바탕에서 나눗셈 부호, 원, 타원, 직선과 곡선, 매듭 모양 등 본인이 고안한 500여 개의 기호가 유영하듯 떠다닌다. “내 그림은 자연이 아니라 인공에 대한 기억, 문명이 진화된 이들이 만들어 낸 지점에서 시작한다”는 그의 도회적 풍경화, 곧 추상화다. “무수한 이미지가 엄청나게 우리를 공격하는 세상이다. 한 가지 이미지에 머무는 시선이 5초 미만이라고 한다. 그만큼이라도 시선을 끌면 성공이라는 얘기다. 매혹도 훌륭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그는 서울에서도 4년 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청담동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다음달 12일까지 여는 ‘Light+Right(Three Moon)’전이다. 02-515-9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