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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연 : 앤트로포즈
Yiyun Kang : Anthropause


July 21 – August 21, 2021 | PKM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40 | T. 02 734 9467
PKM 갤러리는 한국의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최근 국내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강이연 작가(b.1982)의 작품전을 개최한다. 《앤트로포즈 Anthropause》라는 타이틀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팬데믹 현시점을 고찰하는 최신작 2점 <무한 Infinite>과 <유한 Finite> 및 해당 작품들의 설계 과정을 담은 드로잉들이 전시된다.

강이연은 영상과 사운드로 공간을 빚어내는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방식의 작업들을 발표해 왔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끝없이 팽창하는 디지털 데이터처럼 삶도 양과 질의 측면에서 무한대로 증가할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채 모든 존재가 유한하다는 진실을 망각해온 인류에 대해 말한다. 이러한 망각에 따르는 무분별한 행위의 결과로 팬데믹 현상을 맞이하고 ‘인류 일시정지(anthropause)’, 즉 인간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그와 같은 정지가 소모적이거나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 멈춤(productive pause)’으로 치환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을 출품작들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무한>은 정밀하게 설계된 스크린에 영상이 투사되는 작업으로, 빛은 원형 스크린에 부분적으로 투과, 흡수, 반사되어 공간 전체로 확장된다. 무한히 회전하는 스크린에 투사되는 영상은 1880년부터 현재까지, 총 150년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을 반영하여 변화한다. 1분, 30초, 15초로 점점 가속화되는 영상은 인류 역사에 따라 급증해 온 탄소 배출량을 표현하고, 이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전시장 내부는 변화하는 환경의 모습을 암시한다. 작가는 이처럼 인류의 행위와 기후 변동의 인과 관계를 작업을 통해 드러내며, 그 영원한 상호 작용 속에 유한한 인간이 위치한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한편, <유한>은 전시장을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영상/사운드 작업으로, 타오르는 숲을 덮는 고층 빌딩,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산맥 등 디지털 공정으로 제작된 장면들에 숲의 파동, 도시 소음, 제1·2차 세계대전 당시 녹음된 소리, 그리고 현악 이중주의 사운드가 더해져 현장감을 더한다. 작업은 지구의 제한적인 자원이 인류의 영속을 목적으로 빠르게 고갈되는 현상을 공감각적으로 풀어내며, 그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이 강이연이 창조한 두 인공 환경, <무한>과 <유한>은 전시라는 큰 맥락 안에서 공명하면서 우리로 하여금 현재의 인류 일시정지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또 다른 시작점이 될 수 있음을 사유하게 할 것이다.

강이연은 서울대에서 서양화 학사를,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디자인/미디어 아트 석사를,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서 박사 학위를 마쳤다. 서울시립미술관,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을 포함한 국내외 유명 미술기관의 전시와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 행사에 작품을 선보였다. 2020년에는 ≪CONNECT, BTS≫ 글로벌 현대 미술 프로젝트에 유일한 한국 작가로 참여했으며, 2017년에는 막스마라(Max Mara) 커미션 전시 ≪Deep Surface≫로 레드 닷 어워드(Red Dot Award)를 수상하였다. 영국 왕립예술학교의 객원교수이자 세계 최고 권위의 소사이어티인 영국 왕립예술학회(Royal Society of Arts)의 펠로우이기도 한 강이연은 밀라노 공대(Politecnico di Milano), SOAS 런던대학교(SOAS University of London),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Sotheby’s Institute of Art London) 등의 유수 교육기관에서 강연을 가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최근에는 서울 롯데 타워의 유니버스 환기 미디어 프로젝트, 파라다이스시티의 ≪드로잉 소셜 버블≫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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